“1990년 입사하면서 대리가 됐으면 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대리가 됐을 때 정말 행복했다. 다들 난리가 났다. 대리 승진하던 날, 회사는 대강당에서 ‘여성 대리 탄생’ 축하 파티를 열었다.”(허금주 교보생명 전무)

“2000년에 아모레퍼시픽에 특채 과장 초임으로 인정받고 들어갔다. 신임 과장 교육에 갔더니 180명 중 여자는 나 한 명이었다. 화장품 회사라 여성이 많을 것 같았는데도 그랬다. 여성 평균 재임 기간이 5년이었다.”(박수경 듀오 대표)

“1997년 지금과 다른 회사 입사 면접 때 ‘커피 심부름시키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을 받았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데 그때는 이상하지 않았다. 면접자는 그런 문제로 조직 생활에서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 같다. 내 답은 ‘조직의 막내고 업무상 도움되는 상황이면 당연히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남정민 풀무원 상무)

20년 넘은 옛날얘기를 하는 이유는 그만큼 우리 사회가 빠르게 변화해 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민주화 이전 시절에 지금은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았던 것처럼, 여성들에게도 지금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1990년대 초반 대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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