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일 찾은 서울 석촌동 하이모 잠실지점 상담실에 다양한 샘플 가발이 진열돼 있다. 사진 최상현 기자
5월 29일 찾은 서울 석촌동 하이모 잠실지점 상담실에 다양한 샘플 가발이 진열돼 있다. 사진 최상현 기자

“조금이라도 어색하면, 그리고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가발은 끝장입니다. 가발 착용 사실을 모르는 주변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부모·배우자까지도 ‘저 머리는 가발이다’라는 사실을 몰라야 제 역할을 하는 겁니다. 이를 위해 최첨단 기술력을 동원하죠.”

탈모인에게 가발을 쓴다는 것은 엄청난 리스크를 동반하는 행위다. 가발은 탈모약과 모발 이식으로도 만회할 수 없는 휑한 머리에서, 일순간에 빼곡하게 채워진 풍성한 감각을 되찾고 바닥을 쳤던 자존감마저 회복할 기회다. 그러나 가발을 착용한다는 사실을 들키는 순간 간신히 끌어올린 자존감은 지옥으로 급전 낙하한다. 모임 자리에서 안줏거리가 되는 것은 물론이요, 머리의 어색한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주변의 시선이 늘 따라붙는다. 학창 시절 삐뚤어진 가발이 늘 놀림감이 되곤 했던, 그래도 가발을 지키기 위해 목을 뻣뻣이 세우고 어떤 상황에서도 뛰지 않던 교감 선생님처럼 말이다.

국내 최고의 가발 전문 업체 하이모는 이런 탈모인의 애환을 누구보다 명확히 헤아리는 회사다. 1999년 데뷔 이후 늘 대머리를 고수했던 배우 김광규씨를 갑자기 15년은 젊어진 모습으로 나타나게 해 세간을 놀라게 했던 곳이기도 하다. 장난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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