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는 나이키 런 클럽(NRC),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NTC) 앱을 통해 고객들과 디지털 접점을 더욱 늘렸다. 사진 나이키
나이키는 나이키 런 클럽(NRC),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NTC) 앱을 통해 고객들과 디지털 접점을 더욱 늘렸다. 사진 나이키

‘49만6122분. 오늘 서울은 이만큼 달렸습니다.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10월 28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나이키 서울점. 형형색색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3층 높이 전광판에 글씨가 떴다. 나이키 런 클럽 회원들의 실시간 정보를 가공한 콘텐츠다. 곧이어 이날 가장 이른 시간에 러닝을 시작한 사람의 정보(오전 4시 06분)와 서울의 인기 러닝 장소(남산), 서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패션 스타일 등이 잇따라 떴다. 이곳은 온·오프라인에서 고객들의 운동 의지를 자극하고, 상품 판매로 연결되게 하는 나이키의 전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매장이다. 건강, 회복, 영양 등 웰니스 전반에 대한 코칭 서비스도 제공해 더 많은 고객을 모을 계획이다.

나이키가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즐거운 건강 관리)족을 잡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나이키 런 클럽(NRC)과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NTC)이라는 두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더 많은 고객이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고객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나이키 런 클럽은 전 세계 러너들이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러닝 앱이다. 러너들은 숙련도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고 달리는 속도와 거리, 고도, 심장 박동 수, 구간별 소요 시간, 칼로리 소모량 등 운동 기록을 볼 수 있다. 이용자들에게 뿌듯함을 느끼게끔 해 운동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방법이다. 앱을 통해 지인들과 함께 운동하거나, 소셜미디어(SNS) 기록을 남기기 편리하다는 점도 인기 비결이다.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은 운동 190여 개 동작을 영상으로 보고, 따라 할 수 있는 앱이다. 나이키는 팬데믹 전까지 미국에서 일부 프리미엄 서비스를 월 14.99달러(약 1만8000원)에 제공했으나 야외 활동이 힘들어지자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무료로 제공하고 나섰다. 동영상으로 동작을 자세히 알려줘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나이키는 두 앱을 통해 고객들의 스포츠 관련 취향을 담은 데이터를 확보했다. 런 클럽의 GPS 정보를 통해 고객들이 어디에 사는지, 어떤 장소를 주로 찾는지 알 수 있고, 트레이닝 클럽으로 고객이 무슨 운동을 좋아하고, 얼마나 시간을 쏟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고객이 작성한 키와 체중, 발 사이즈 같은 신체 정보, 온·오프라인 구매 이력 등은 고객별 맞춤형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고객의 제품 가격 민감도도 확인하고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

고객들의 충성도도 높일 수 있다. 나이키는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한정판 운동화를 우선 살 수 있는 ‘SNKRS 패스’를 제공하는데, 론 패리스 나이키 모바일 비즈니스 책임자는 최근 운동 앱 애용자로 대상자를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나이키의 헬시 플레저 전략은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 존 도나호 나이키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나이키 멤버십 신규 가입자가 7000만 명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나이키의 소비자 직거래(D2C) 올해 매출이 163억달러(약 19조5000억원)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117억달러)보다 3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11월 미국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에서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도 반전 신화를 쓰고 있는 셈이다.

이승훈 가천대 경영대학 교수는 책 ‘구독전쟁’에서 “전형적인 제조 기업이었던 나이키는 고객을 직접 만나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이제는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역량이 나이키의 핵심이 됐다”고 설명했다.

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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