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류 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 최고의료책임자(CMO)미국 미시간대 컴퓨터공학과·세포분자생물학과, 노스웨스턴대 의학 박사, 전 삼성전자 미국 법인 최고의료책임자, 현 스탠퍼드대 글로벌 보건혁신센터 겸임교수 /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데이비드 류 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 최고의료책임자(CMO)
미국 미시간대 컴퓨터공학과·세포분자생물학과, 노스웨스턴대 의학 박사, 전 삼성전자 미국 법인 최고의료책임자, 현 스탠퍼드대 글로벌 보건혁신센터 겸임교수 /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머신러닝(기계학습), 첨단 분석법 등 기술을 활용해 전반적으로 더욱 보편적이고 공평한 의료 서비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데이비드 류(David C. Rhew) 마이크로소프트(MS) 글로벌 최고의료책임자(CMO)는 최근 열린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 기조연설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공존하는 상황에서 이제는 ‘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해 어떤 기술이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이해해야 한다”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의사 출신인 류 CMO는 MS가 헬스케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선언한 직후 영입한 보건·의료 분야 전문가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세포분자생물학으로 학사학위를 받고, 노스웨스턴대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CMO 겸 부사장을 지내는 등 다방면으로 경험을 쌓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 의료기기 관련 자문을 하는 의료기기혁신센터(MDIC) 소속 관리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류 CMO는 전자건강기록(EHR) 관련한 6개 미국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각종 기술이 ‘의료 형평성(Health Equity)’ ‘소비자(환자) 중심주의(Consu-merism)’ ‘원격의료’ 세 가지 주요 트렌드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보편적인 의료 서비스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에 있는 국립대학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 AP연합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에 있는 국립대학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 AP연합

‘챗봇’ 통해 적기에 환자에게 정보 제공해야

류 CMO는 “사회·경제적 지위나 의료시설까지 가기 위한 시간, 자원(돈) 때문에 소외계층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렵다”라면서 “의료 형평성은 개인이 의료 서비스를 찾아가야 하는 시스템 차원만이 아니라 서비스가 어떻게 개인과 (이들을 돌보는) 간병인, 지역사회, 사회복지사에게 다가가도록 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지역사회 곳곳의 교회·주차장·학교에서 대규모 백신 접종을 시행했던 코로나19가 성공적인 사례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사람들이 백신을 우려하는 것과 관련해 설명할 수 있는 지역사회 차원에서 소통의 장은 없었다”라면서 “예방 접종 중 파악된 각종 데이터를 기술을 통해 지역사회 리더에게 전달하는 등 이들이 개인들을 더 잘 돌볼 방법을 생각할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했다.

소비자 중심주의 역시 데이터에 관한 것이다. 류 CMO는 “디바이스뿐 아니라 데이터를 개인(환자)과 이를 돌보는 간병인 등에게도 제공해 개인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더 잘 이해하고 어떻게 자신을 더 잘 돌볼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소비자 중심주의다”라고도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를 전달하는 툴로 ‘챗봇(대화로봇)’을 들기도 했다.

류 CMO는 “AI 기반의 알고리즘으로 구동되는 툴인 챗봇은 상당 기간 헬스케어 이외의 분야에서 사용됐으나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중 개인의 코로나19 감염 여부, 치료시설 또는 자택 체류 여부의 정보를 제공했고, 원격진료를 하는 데도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라며 “의료 서비스와 올바른 정보를 적기에 환자, 간병인, 콜센터 직원 등에게 제공한다면 더 현명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다만 이를 위해서는 모든 데이터가 끊김 없이 안전하게 관리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원격의료에서도 지능화한 서비스 환경이 사람과 전자기기 간의 실시간 상호작용을 더욱 매끄럽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류 CMO는 “벽에 걸려 있는 음성-텍스트 변환기가 개인과 의료진이 나누는 대화를 듣고 이를 임상 경과 기록지로 변환하고, 이것이 의료 기록과 통합시키는 것은 더 이상 환상이 아니라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라면서 “음성뿐 아니라 논문 등에 있는 텍스트 또한 AI를 통해 의료진에게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의료진 입장에선 타자를 쳐서 컴퓨터에 기록하는 대신 환자의 목소리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되고, 환자 입장에선 자신을 진료하는 사람을 믿고 더 자세히 얘기할 수 있도록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MS는 올해 애플의 AI 음성비서인 ‘시리(Siri)’ 개발사로도 유명한 ‘뉘앙스’를 197억달러(약 24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링크드인 인수에 투입했던 비용(262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뉘앙스의 주력 사업 분야가 헬스케어 특화 음성인식 솔루션인 만큼 이 시장 본격 진입을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왔다. MS는 2019년부터 뉘앙스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문서작성용 사무작업 자동화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한 바 있다.


plus point

비대면 의료 인기에 美 5대 빅테크도 줄줄이 참전

아마존의 AI 음성비서 ‘알렉사’. 사진 로이터연합
아마존의 AI 음성비서 ‘알렉사’. 사진 로이터연합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의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MS뿐 아니라 빅테크들도 일제히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타(페이스북), 아마존, MS, 구글, 애플 등 5대 빅테크가 지난해 헬스케어 분야에 투입한 비용은 총 37억달러(약 4조5000억원)이며, 올해 상반기 31억달러(약 3조7500억원)를 추가 투자한 상태다.

2018년 온라인 약국 필팩(Pillpack)을 1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의료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아마존은 작년 말 아마존 약국을 출범하면서 처방약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구독 서비스 회원에게는 보험 없이 의약품 구매 시 최대 80% 할인, 무료 배송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아마존은 전자의무기록(EMR)과 원격의료 사업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2019년 미국 시애틀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원격의료 서비스 아마존 케어(Amazon Care)를 시행했으며 올해 진료 서비스를 미국 전역에 있는 자사 직원에게로 확대했다. 지난 6월에는 다른 기업에도 이를 개방하기로 발표했다. 여기에는 AI 음성비서 ‘알렉사’가 환자와 의료기관의 교두보가 된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이 인류에게 가장 공헌할 수 있는 분야는 의료라고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건강 데이터, 정보를 추적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고, 웨어러블 기기 ‘애플워치’는 심방세동(심장 박동이 불규칙한 질환)같이 탐지가 어려운 부정맥을 잡아낼 수 있어 FDA에서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올해 초에는 피를 뽑지 않아도 간편하게 혈액 속 포도당 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무채혈 혈당 측정 관련 기술 특허를 취득해 향후 출시될 애플 워치에 적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대면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빅테크가 제공 중인 각종 헬스케어 기기에 대한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라면서 “이들은 기기 자체를 많이 파는 것보다는 환자 데이터를 수집해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막대한 데이터와 결합,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는 것이 목적이다”라고 했다.

장우정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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