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호 닥터나우 창업자 겸 CEO 한양대 의과대(휴학), 한양대병원 PK 의사, 한국원격의료연구회 분과위원장
장지호 닥터나우 창업자 겸 CEO
한양대 의과대(휴학), 한양대병원 PK 의사, 한국원격의료연구회 분과위원장

“의료계의 ‘토스’가 목표다. 사람들이 아플 때 119 다음으로 떠올릴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이 되고 싶다.”

장지호 닥터나우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1월 22일 진행한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회사의 궁극적 목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토스는 금융계의 혁신을 촉진하는 국내 대표 핀테크 업체 비바리퍼블리카의 플랫폼이다. 장 대표는 2019년 한양대 의대 본과 3학년 재학 중 닥터나우를 창업했다. 닥터나우는 국내 최초 비대면 진료·처방약 배송 서비스 앱이다. 현재 260여 곳의 병원과 제휴해 24시간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환자는 병원과 의사를 선택해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의사가 처방한 약은 환자가 원하는 약국에서 직접 받거나 제휴 약국에서 집으로 배송받을 수 있다.

닥터나우가 본격 서비스를 시작한 건 지난해 11월이다. 애초 국내에서는 비대면 진료나 의약품 배송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진료가 어려워지자 보건복지부(복지부)는 지난해 2월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 방안’을 통해 감염병에 대한 국가 위기 경보 수준이 ‘심각’ 단계인 상황에 한해서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다. 감염병 국가 위기 경보 수준은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나뉘는데, 지난해 2월 23일부터 지금까지 ‘심각’ 단계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닥터나우 누적 이용자는 50만 명, 누적 앱 다운로드는 35만 건을 기록했다. 이용자 규모 기준으로는 국내 민간 의료 앱 중 1위다. 이런 사업성을 인정받아 닥터나우는 최근 소프트뱅크벤처스를 비롯한 벤처캐피털(VC)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닥터나우의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비대면 진료와 의약품 배송이 여전히 ‘한시적 허용’이기 때문이다. 기존 업계와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대한약사회는 비대면 처방과 의약품 배송 서비스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은 장 CEO를 만나 이런 시각에 대한 입장과 계획을 들었다.


닥터나우는 국내 최초 비대면 진료·처방약 배송 서비스 앱이다. 닥터나우 앱을 통해 병원과 의사를 선택해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현재 260여 곳의 병원과 제휴해 24시간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닥터나우
닥터나우는 국내 최초 비대면 진료·처방약 배송 서비스 앱이다. 닥터나우 앱을 통해 병원과 의사를 선택해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현재 260여 곳의 병원과 제휴해 24시간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닥터나우

창업 계기는.
“닥터나우의 모토는 ‘가장 쉽고 편한 의료 서비스 제공’이다. 의대에 진학할 때부터 원격 진료에 대한 목표가 있었다. 의료 접근성을 낮추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진학 이후에는 다양한 의료 봉사와 글로벌 의료 산업을 경험하면서 국내 의료 산업의 혁신이 절실하다고 느꼈다. 이를 위해 의료 서비스의 핵심인 진료와 처방을 디지털을 통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현행법상 비대면 진료와 의약품 배송이 허용되지 않는데도 사업성이 있다고 본 건가.
“우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수익성보다는 환자의 편익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비대면 진료가 시작됐지만, 전 세계 50개국 이상이 이전부터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다. 그러나 국내 의료 산업은 전화도 인터넷도 없었던 1960년대 제정된 의료법과 약사법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지금은 수익성보다 산업 자체의 안착이 중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현재 닥터나우 제휴 병원이나 약국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일단 산업이 자리 잡는 데 성공한다면 수익 창출은 추후 비대면 진료 관련 디바이스(기기) 등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사태가 기회가 된 것 같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진료 도입 필요성이 입증됐다. 한시적으로나마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그동안 몰랐던 비대면 진료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실제로 닥터나우 앱 사용자뿐만 아니라 국내 비대면 진료 처방 건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월 말부터 2021년 9월 초까지 국내 비대면 진료 건수는 276만7000여 건, 총진료비는 426억원을 기록했다.”

닥터나우 서비스의 주 고객은.
“환자 기준으로 보면 병원에 방문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직장인부터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고령층, 늦은 시각 응급 진료가 필요한 아이 엄마까지 다양한 사람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최혜영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서 연령별 비대면 진료 이용자를 보면 80세 이상이 13.6%로 가장 많았다.”

기존 의약 업계와 갈등을 겪고 있다.
“사업 초기 의사, 약사들을 직접 만나 제휴를 제안했을 때,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시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 이미 닥터나우를 통해 많은 의사와 약사가 수익을 얻고 있다. 특히 규모가 작은 동네 약국이나 의원의 수요가 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최 의원 조사 결과를 보면 한시적 비대면 진료를 시행한 1만1936개 의료기관 중 동네 의원이 76.5%로 가장 많았다. 또 지난 7월 기준 닥터나우 제휴 의료기관의 매출액은 전월 동기 대비 평균 35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이미 시장에서 파이가 큰 병원이나 약국은 우리 서비스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반대 목소리를 크게 내는 것 같다.”

부실 진료나 의약품 오남용 등 안전성에 대한 지적도 있다.
“닥터나우는 복지부의 공식적 허가 아래 의사, 약사 등 의료계와 함께 안전하고 정당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닥터나우 서비스 내 비대면 진료 및 처방약의 교부-수령 방식’에 대해 정식 허가를 받았다. 처방약 배송 서비스는 제휴 약국과 플랫폼 서비스 이용에 동의한 가입 회원에 한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플랫폼 내 본인 인증 절차와 강화된 보안으로 엄격한 관리 방안을 구축, 의약품 오남용과 약화사고(藥禍事故) 방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닥터나우를 비롯한 비대면 진료 관련 스타트업 15곳이 모여 ‘원격의료산업협의회’를 조성하고 약물 오남용 방지 및 환자 개인 정보 보호, 안전 배송을 위한 가이드라인에 대해 논의 중이며, 이를 보건 당국에 제안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한시적’ 시행이라는 한계 때문에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당장 다음 달이라도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비대면 진료와 의약품 배송 서비스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가 확인됐고,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퇴보하지는 않을 것 같다. 실제 제도화에도 가까워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월 위드 코로나 시행 논의 과정에서 ‘한시적 비대면 진료에 대한 특정 의약품 처방 제한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 관련 규제가 마련되는 것이 곧 제도화의 출발선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최근 100억원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자들이)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것 같다. 시장 분석 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원격 의료 시장은 2019년 455억달러(약 55조원)에서 연평균 21.3%씩 성장해 오는 2026년에는 1755억달러(약 20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헬스케어의 혁신이 가속화했다. 비대면 진료·의약품 배송 산업에 대한 전망은.
“비대면 진료는 헬스테크 혁신의 핵심이다. 기존 의료·약품 관련 앱은 약국이나 병원의 위치를 찾아주는 수준에 그쳤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수요가 확인되면서 비대면 진료·의약품 배송 관련 스타트업이 많이 생겼고 투자도 늘고 있다. 가속도가 붙은 만큼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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