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핵심 부서 A 국장은 지난달 사표를 냈다. 국내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 국장이 선택한 곳은 국내 모 대기업 임원 자리였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로 공직에 들어가 핵심 부서를 모두 거친 그는 장·차관을 바라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공직생활을 접기로 마음을 굳혔다. 아직 기재부는 그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A 국장과 오랜 기간 업무를 같이 해온 한 후배 공무원은 “수년 전부터 오퍼를 받았는데 최근에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는 “결국은 개인의 선택”이라면서도 “촉망받던 선배가 미련 없이 공직을 버리는 것을 보고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국내 거의 모든 경제정책을 좌우했던 기재부는 부처 중의 부처로 불리며 한국 경제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기재부의 핵심 인사도 대기업으로 떠나는 세태가 일상화되고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명의 서기관과 부이사관(국장급)이 민간 회사로 떠났다.

민간 금융회사에 ‘호랑이’ 역할을 하는 금융감독원의 위상은 더욱 초라하다. 지난해 B 부원장보는 소규모 현금수송 업체 대표로 갔다. ATM에 현금을 배달해주고 ATM을 관리하는 업체다. 금감원 임원은 보통 퇴직 후 대형 금융지주사 감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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